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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1. 08:39 Epilogue

6월21일 오늘은 급여일, 내일은 면접날...

급여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남들보다 30분 일찍 출근하는 편이라..사무실에 오면 아무도 없다.

에어컨을 키고, 커피를 타서 옥상으로 올라가 늘 그렇듯 담배에 불을 붙인다.

 

면접에 대한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자전거여행이 떠 올랐다. 벌써 5년전일..

5년전 7월 말쯤이었다. 호기롭게 시작한 자전거 여행, 같이 출발한 친구들 모두 돈도 없었고 자전거 역시

그냥 일반 자전거였다.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그러나 마음만은 기세등등했던거 같다.

 

첫날은 오후 8시까지 달려 계룡산에 도착해 숙소를 잡았다. 원래는 노숙을 했어야 하나..뭐랄까, 다들 숫

기가 없어 마을회관하나 빌리지 못했고, 그런 마을회관도 잘보이지 않았다.

 

둘째날은 첫째날에 조치원에서 물에 빠뜨린 내 핸드폰을 수리하러 대전 시내로 갔다. 가서 친구의 친척이

 하는 식당에서 밥을 얻어먹고 달리다보니..옥천이었다. 뭐랄까 불면증의 기억밖에는 나지 않는듯 하다.

옥천에 있는 초등학교 건물에서 숙직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씻고 텐트가 아닌..햇빛가리개를 설치했다.

나름 텐트 모양이긴 했는데..여튼 그렇게 비좁지만 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날이 더워서 였을까...운동장에는 옥천주민들이 다들 나와있었다. 아이들, 어른들..

꽤나 시끄러웠기에 우리는 조금만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다들 집에 갈꺼야 아마..라고하며 기다렸으나...

그날 새벽 3시까지 우리는 잠을 자지 못했다. 4시경 가까스로 잠이 들까 했는데..5시가 되자, 할머니 할아

버지들께서 운동을 나오셔서..우린 그냥 잠을 포기하고 새벽부터 출발했다.

 

3일째..우린 쉴세 없이 달렸다. 사실 중간중간 멈춰서 쉬고 싶었고, 여기저기 들러보고도 싶었다. 그러나

우린 돈이 없었고, 식량도 그다지 넉넉치 못했다. 그래서 난 그저 달리자고 친구들에게 말했다.

3일째 되는 날 저녁 8시..우리는 대구에 도착했다. 역시 분지답게, 대구까지 가는길은 계속되는 오르막

이었다. 지금은 차를 끌고 가끔 지나가기에 잘 모르나, 그 당시에 대구는 정말이지..너무 힘든길이었다.

 

대구에서 군대 후임을 만났고, 친구 역시 군대 친구들 만났다. 그러고 그날은 찜질방에서 자게되었다.

그리고 그때 부터 시작이었다. 의견충돌이 시작된건...

찜질방에 가기 전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때 마침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우린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쳤었고, 서로에게 불만이 쌓였고, 앞에서는 새로운 안좋은 일이 다가 오고 있었

다.

 

다음날, 대구에서 부산을 향해 출발했다. 동대구쯔음 갔을때 였다. 사거리 어느 슈퍼 앞..

그곳에서 곪았던 것들이 터지고 말았다.

예전일들까지 나오며 감정싸움으로 번져가고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때는 내가 무슨말을 하던 변명이고 상황이 더 안좋아질껏이 분명했다.

친구들은 내 독단적인 행동에 분노했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는 출발하고자 한 당사자로써, 같이하는 친구들의 안전이 더 중요했고, 경제적인 부분

역시 고려해야 했다.

 

지난 밤, 우리는 끝까지 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 친구는 힘들다했고, 한 친구는 그래도 끝까지

가자 하였다. 둘의 절충안은 조금 쉬었다 출발하자 였던거 같다. 그러나 난 끝까지 가고, 더불어 다음날 출

발하자는 의견이었다. 태풍이 올라오고 있기때문에...

 

여튼, 민망했던 슈퍼앞의 싸움은 우리들을 둘로 나누었다. 한 친구는 그래도 끝까지 가겠다 혼자 출발하였

고, 나와 다른 한 친구는 택배로 자전거를 부치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안에서 그 친구와 나는 화해 했다. 우리가 평택으로 올라오고 다음날 밤 늦게 친구가 부산에 도착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다행이었다. 연락을 받은 저녁부터 부산은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

 

아직까지 어디서나 자랑스럽게 말하지 못하는 자전거여행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까지 도전했던 친구는 그 뒤로 다시 한번 완주를 했다고 한다.

아직까지 생각할때마다 미묘한 기분과 아쉬움이 남는 자전거여행 이야기..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좋았을껄...서해안쪽으로 중간중간 쉴 수 있는 바다길을 택할껄..

 

만약 다시 저 상황이 내게 온다면 친구들과 더욱 세세하게 얘기를 하며 도전하고 싶다. 

그러나,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첫째는 안전이고, 그리고 둘째가 완주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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